말은 옳은데 왜 불편할까? 한국 사회와 PC주의의 괴리
“PC주의는 왜 이방인처럼 느껴질까”‘정치적 올바름’, 이른바 PC주의는 분명 좋은 의도에서 시작된 개념이다. 어떤 사람도 인종, 성별, 성적지향, 종교, 외모, 장애 등을 이유로 차별받아선 안 되며, 말 한마디에서도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말을 조심하고, 표현을 바꾸고, 시선을 바꾸자는 흐름이었다. 서구 사회에서 이 운동은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스럽게 확산됐다. 특히 미국의 인종차별 역사, 유럽의 난민 문제 등에서 비롯된 자성의 움직임은 사회 전체의 언어와 태도를 바꾸려는 강력한 흐름으로 이어졌다. 문제는 이 개념이 그 사회의 역사와 갈등의 맥락을 타고 자라났다는 것이다. 서구 사회의 PC주의는 단지 친절하자는 구호가 아니라, 과거의 폭력을 되돌아보고 더 나은 공동체로 가기 위한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다..
2025. 4. 16.
갈등의 중심이 ‘돈’에서 ‘정체성’으로
“빈부 갈등은 옅어졌는데, 왜 사회는 더 불안한가: 갈등의 중심이 ‘돈’에서 ‘정체성’으로 이동하고 있다”한때 한국 사회를 뒤흔든 가장 강력한 사회 갈등은 단연 빈부 격차였다.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, 비정규직 증가, 부동산 폭등 등으로 인해 자산 불평등은 시대의 가장 큰 분노 원인이었고, “헬조선”이라는 신조어조차 등장할 정도로 사회 전반에 박탈감이 팽배했다. 그런데 요즘은 이상하다. 여전히 집값은 비싸고, 정규직은 귀하지만, 사람들이 분노하는 대상은 꼭 돈만은 아니다.최근 몇 년간, 갈등의 무게추는 점점 ‘정체성’으로 이동하고 있다. 정치적 성향, 성별, 세대, 지역, 이념, 심지어 백신 여부까지도 개인 간 대립을 낳는다. 어떤 갈등은 가족을 갈라놓고, 어떤 갈등은 친구 사이를 멀어지게 한다. 분명 ..
2025. 4. 15.
